옥스브리지의 철학 수업
분류: 경영/경제
출판사: 상상스퀘어
저자명: 고요엘
위치: 배움당성인
답은 AI가 내놓는다 그렇다면 질문은 누가 던지는가? 1900년 파리, 세계 수학자 대회에서 독일의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는 20세기 수학이 풀어야 할 23가지 문제를 제시했다. 120년이 지난 지금 그중 10개가 해결되고, 9개가 부분적으로 해결되었으며, 3개는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 있다. 힐베르트의 위대함은 해답에 있지 않았다. 그는 해답보다 훨씬 오래 살아남는 것, 즉 질문을 남겼다. ⟪옥스브리지의 철학 수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옥스브리지(Oxbridge)는 옥스퍼드대학교와 케임브리지대학교를 함께 부르는 비공식 합성어다. 한국의 스카이(SKY)와 비슷한 문화적 기능을 하지만, 학벌 서열이나 상징 자본만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그 안에는 ‘튜토리얼’과 ‘슈퍼비전’이라 불리는 질문과 토론 중심의 지적 훈련 전통이 담겨 있다. 교수는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질문을 던지고, 학생은 그 질문에 논리적으로 답변해야 한다. 200여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두 교육 기관의 힘은 답의 목록에 있지 않았다. 질문하는 태도에 있었다. 옥스브리지의 입학 면접 질문은 애초에 정답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들이 보고 싶은 것은 지원자가 얼마나 정교하게 실패하는지, 그 실패 속에서 얼마나 독창적인 사유의 궤적을 그리는지다. 저자는 공식 웹사이트에 공개된 질문은 물론이고, 영국의 사설 교육 기관 자료까지 파헤쳤으며, 나아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의 재학생을 직접 만나 인터뷰 질문을 탐색했다. 그렇게 1,000여 개의 질문을 모은 뒤, 그중 본질적이고 확장성을 지녔으며 새로움을 주는 72개를 선별했다. 여기서 이 책의 독특한 구조가 나온다. 저자는 “대체 왜 이런 질문을 할까?”를 반복해 묻다가, 모든 질문에 의도와 메시지가 있음을 발견하고 72개 질문을 12가지로 분류했다. 이것이 책의 12개 장이 되고, 각 장에 6개씩 질문이 배치된다. 즉 이 책의 목차는 질문의 목록이면서, 동시에 삶을 대하는 태도의 목록이다. 이 책이 상투적인 자기 계발 논리와 갈라지는 대목도 있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라.”라는 조언에 저자는 정면으로 반대한다. 인지심리학자 닉 체이터의 연구를 근거로, 우리의 의식이 진실을 발견하는 탐정이 아니라, 이미 내려진 결정을 정당화하는 변호사처럼 작동한다고 지적한다. 마음은 체계적으로 정리된 도서관이 아니라 매 순간 즉흥적으로 연주되는 재즈에 가깝다. 그러므로 마음은 귀 기울일 대상이 아니라 가르쳐야 할 대상이며, 그 가르침의 가장 강력한 도구가 질문이다.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답변에 실패해도 좋다는 데 있다. 세상은 끊임없이 유효한 답을 요구한다. 면접장에서, 직장에서, 심지어 가족 앞에서도 우리는 정답을 말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그렇게 정답에 매몰되는 순간, 질문은 우리를 억압하는 시험이 된다. 반대로 답변에 실패해도 좋다는 철학적 허락이 떨어지는 순간, 질문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사유의 놀이터가 된다. 이제는 답을 구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 무엇이든 물으면 그럴듯한 답이 곧바로 돌아온다. 그러나 무엇을 물을지는 여전히 사람의 몫으로 남는다. 마르틴 하이데거는 “질문하는 것이야말로 사유의 경건함이다.”라고 말했다. 질문을 멈추지 않는 한, 우리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탐험가로, 그리고 사유하는 인간으로 남을 것이다. ⟪옥스브리지의 철학 수업⟫은 그 탐험에 필요한 72개의 출발점을 건네는 책이다. 출판사 리뷰/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