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유대인 남자가 회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생각하여 사장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아무리 회사를 위해 노력하고 애써도 이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는군요.

계속 이렇게 지낼 바에는 그만두겠습니다. 퇴직금 정산해주십시오.”

그러자 사장은 마치 기다렸다는 양 이렇게 대답하였다.

“안 그래도 당신의 근무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해고통보를 하려고 생각 중이었지.

그러니 당신에게 퇴직금은 줄 수 없네.”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는 말싸움이 계속되어 끝이 보이질 않자

유대인 남자는 회사의 기밀 문서와 공금을 가지고 외국으로 도망쳤다.

아무리 찾아도 사장은 그 남자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장의 지인이 그 남자를 외국에서 보았다는 연락을 보내왔다.

이 소식을 들은 사장은 지인을 찾아가 그 남자를 꼭 만나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하였다.

사장의 간절한 부탁을 뿌리칠 수 없었던 지인은 결국 다시 한 번 더 외국으로 향했다.

지인이 외국에 도착하고 며칠이 지나서야 남자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 남자는 사장과 친분이 있는 지인을 만났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당황스러워했다.

하지만 남자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지인과 남자는 오랜 시간 동안 서로에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 무엇일지를 강구하였다.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사소한 문제는 법적으로 금방 해결할 수 있었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제일 문제가 되었던 것은 그들이 유대인이라는 사실과 그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냐 하는 문제였다.

유대인들은 절대 서로 싸워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인은 탈무드에 나오는 한 이야기를 인용하여 남자에게 들려주었다.

“유대인 모두는 가족이자 형제이다.

유대인은 다른 민족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서로간의 불화가 있어는 안 된다.

혹여나 유대인 간의 갈등이 발생한다면 그 해결방법은 반드시 평화로운 방법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남자는 이 이야기를 듣고서도 자신의 행동은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있으므로 원하는 대로 행동하겠다 말했다.

그러자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말이 옳을 수는 있으나,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므로 용납할 수 없소.”

라고 말하며 탈무드에서 이야기 하나를 더 들려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배를 타고 목적지로 가는 중이었다.

그때 어떤 사람이 자기가 앉아 있는 배 밑바닥을 끌로 조금씩 파기 시작했다.

그 행동을 본 주위 사람들은 혹시 배에 문제가 생길까봐 그를 말렸으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싶은 대로 배 밑바닥을 팠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그 배는 차가운 바다 속으로 가라 앉고 말았다.”

지인이 이렇게 말했다.

“생각해 보시오. 유대인이 회사의 기밀문서와 공금을 들고 달아났다는 것을 다른 민족이 듣는다면 어떻게 생각할 것 같소?

유대인이 도덕성이 뛰어난 민족이라 생각하겠소? 이는 유대인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일이오.”

지인의 말을 끝까지 다 듣고 나서야 남자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오점이 있음을 깨닫고

지인의 말을 따르겠다 말하며 기밀 서류와 공금을 건내주었았다.

지인은 다시 귀국하여 사장에게 문서와 돈을 건네주었고,

남자에게 원했던 만큼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퇴직금도 받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