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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

제목 사연




새벽 강가에 서 있는 듯
불투명한 무채색의 배경에서
유독,
어느 한 부분만이 發光 하듯 도드라지는
부조같은 기억이 있다

그 때,
그 길에
몸살을 앓으며
절정에서 추락해버린
봄꽃 같은 기억이 있다

꽃비린내
환장하게 천지에 퍼지던 날
꽃잎 잘근잘근 씹으며
보고 싶어..죽지는 않을테지요
등신같이 물었다
그로부터 긴 날
보고 싶어 죽고만 싶은 날이 벌떡벌떡 있을 줄 몰랐다

오래 키우던 청거북 한 마리
어느 아침
돌처럼 굳어져 집 앞 화단에 묻어놓고 들어와
오래오래 엎어져 울던 아이 곁에서
세상 정리가 다 그러하다고
그렇게 야박하다고
뒷머리 쓸어주며
사실은 내가 더 섧게 울고 싶었다

[글쓴이 : 박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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